이영자 56기 

내가 다닌 상인천 여자 중학교는 

모두 다 합해서 3반밖에 되지 않았다 

반이 적다 보니 모두가 다 아는 얼굴들이고 만나면 반가운 모습들이였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쉬는 종이 울리면 

우린 유난히 따스한 복도 창가로 우루루 몰려와 수다를 쏟아놓기 시작한다 

특별란 이야기도 아닌 그저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우린 배꼽을 잡고 복도 한복판에서 깔깔거리며 다음 종소리 울릴때까지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다 친한 친구들이다 

어느때는 남의 반에 끼어들어가 수업을 받아도 누구하나 이샹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그것이 또 신기해서 이야기 거리로 한바탕 웃어제끼기도 했던 터무니 없던 시절 

졸업 후 

인천여고를 올라가면서 5반이 되면서 

타학교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때도 우린 눈빛 교환으로 교실에 남아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집에 갈 생각도 없이 수다아닌 수다를 떨면서 저녁 늦게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영화구경 갔던 이야기 ,

전축 틀어놓고 트위스트를 추었던 뒷동산 이야기 

빵집갔었던 이야기 

그 빵집에서 제고학생, 인고학생, 송도학생도 만나고 

빵만 축내고 나온 이야기 

그 시대에 무슨일이 있었겠나 

마냥 순진하고 순수하기만 했던 시절인데 

같이 빵을  먹은것 만으로도 죽을죄를 지은것 같았던 그시절 

각 반을 돌아보시던 선생님한테 들켜서 

집에 가라고 호통치는 바람에 우린 와르르 몰려 나오며 걸음아 나 살려라 뛰었던 시절 

내일 또 만날꺼니까 뭐 하면서 

매일 보고 또 보아도 참 좋았던 그때 친구들 

지금도 그 친구들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나는 참 행복한 여인이다 

우리 친구들아 

건강하게 남은 인생을 잘 살아보세 

모두 행복하길 바라며  사랑합니다  우리 동창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