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시절의 독서클럽

여고1학년말쯤에 선배한명이 다가와 “목사님 인도하에 일주일에 한번 오후 서너시간 기독교 태화관에 독서클럽이 있는데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구성인원은 제고 6명, 인고 6명, 인일여고 4명, 인천여상 4명, 인천여고 4명, 합24명이 멤버라고 했다.

우리학교 교장선생님도 허락하신 건전한 클럽이며 일주일에 책 1권을 읽고 지명받은 학생이 독후감을 써서 발표하면 각자가 자기생각을 발표하며 난상토론을 벌였다. 재미있게 1년을 보내고 2학년말에 나 또한 56기 김용숙 후배에게 바톤은 넘겨주었다.

10여년전 어느 총동모임에서 57기 유보희도 우리 클럽 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우리 세사람은 새삼 여고시절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이런 인연과 우정으로 동창회에 나오면 먼저 서로를 찾아 반가워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덧 세월이 50여년이나 흘렀다.

어느날 남편절친이 자기의 고교선배를 데리고 우리집에 놀러와 이틀을 머물고 갔는데 이야기끝에 그 선배가 고교시절 독서클럽 회원이었다고 하며 우리와 상관없는 그 시절 이야기를 자랑스레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때 그시절 인천여고 여학생들의 이름까지 기억하며 현재도 근황을 자세히 알고있으며 클럽동기 한쌍이 결혼에 골인하여 그 커플이 지금 재미있게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우리내외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잠시 침묵한후에, 우리도 고등학교 시절 독서클럽 동기라고 하니까 대뜸 클럽명을 대라고 하였다.

ㅇㅇ클럽 7회라고 하니까 자기도 ㅇㅇ클럽 5회라고 하면서 어쩌면 이런 인연이 있을까?하며 “그래서 이렇게 멋지게 사시는군요” 하며 덕담을 건넸다.

누구에게나 여고시절 소중한 추억이 하나둘쯤 있을터…나에게도 이런 비밀스런 추억이 있다. 지금 내곁에서 반평생을 함께하고 있는 남편이 ㅇㅇ독서클럽 동기…

55기 이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