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흉배(胸背) : 조선시대에 왕족과 문무관(文武官)이 입는 관복의 가슴과 등에 학이나, 범을 

수놓아 붙이던 사각형의 표장(標章).

 

 

여고졸업후

26세때.. 43년전~

인천 영화여고 교사 재직중

같이 근무하던 가정선생님의

수예수업시간에 진행했던 여러가지 작품들을,

수놓기를 좋아했던 난

여고생들과 더불어

거의 함께 했었다

언젠가는 흉배를 수 놓아 만든다는 소식에

가장 친한 친구 국사선생과

재료 한 개씩을 구입해..

난 양호실을 배정받아 독방을 쓰고있었던 상황이어서

수업이 없는 시간엔 그곳에서

그 친구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흉배의 구름 하나 하나를 완성해가며

너무 이뻐 혼자 만족해하고

무용수업은 하기 싫고

그냥 수놓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마음으로 한땀한땀 완성했던

나의 애장품 흉배~^^

아마

지금 이 시력으론 마음뿐이지

다시는 완성할 수 없을꺼란 생각으로

흉배와 몇 가지 작품을 지금 것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 대인천여고 총동문문집을

만드는데

동문들의 훌륭한 작품속에

수줍게 살짝 내어본다

 

그런데

또

이 흉배를 볼때마다

평생 잊을 수 없고

잊어도 안되는 너무도 가슴 아픈 사연은

그 젊은 시절

양호실에서 구름 하나하나 완성해가며

네 구름이 이뻐~

네 구름도 너무 이뻐..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수놓으며 행복해했던

그 가장 친했던 친구가

그 흉배를 미완성품으로 남겨놓은 채

가족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을 때

난

너무 허전하고

너무 서운해

학교근무도 힘들어하며

홀로서기로

그 친구를 그리워하며

그 친구 흉배도 완성하여

미국으로 보내주었고

각자 결혼해서 잘살고 있었다

25년전 미국서부 가족여행때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던 그 친구가 가족과 함께

여행지까지 찾아와 저녁시간을

함께 보내주었고

유니버셜스튜디오를 구경시켜주었던

그 친구를 본 게 마지막으로

바로

그 다음해 45세 젊은 나이로

하늘나라로 갔다는

비보를 전해 들으며...

다시는 볼 수 없는 친구가 되어버렸다

흉배 완성품을 받으며

너무 고맙다

너무 이쁘다고

거실에 예쁘게 걸어 놓았다는

그 흉배는 어찌 됐을까...

오늘따라 유난히

그 친구가 더 많이 보고싶다.